ESB Research 2025년 2월호

이상철, 윤종철, 하미란. 2024. 외국인투자자와 보상위원회. 회계학연구 49(6): 81-122.
이상철 교수(회계 전공)
이사회 내 위원회 중 하나인 보상위원회는 경영자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보상위원회는 기업 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여 기업 성과와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미국 상장기업의 경우 보상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금융회사를 제외하고 보상위원회 설치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보상위원회 도입이 활성화되지 않아, 보상위원회 도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나 그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2023년 8월 말 기준, 한국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6.1%에 달한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의 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높아지면 감시로 인한 효익이 비용을 초과하여 감시 유인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또한, 감시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고 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는 직접적인 감시보다 경영자 보상 계약을 효과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보상위원회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13년 11월 29일부터 연봉 5억 원 이상인 주요 임원 및 감사에 대한 ‘임원 개인별 보수와 그 구체적인 산정 기준 및 방법’이 사업보고서에 공시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보상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경영자 보상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비금융기업 6,829개 기업-년 자료(이 중 보상위원회를 도입한 636개 기업-년 자료)를 대상으로, 한국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피투자기업의 보상위원회 도입 및 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검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높을수록 보상위원회 도입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높을수록 보상위원회의 사외이사 비율이 높아지는 반면, 경영자가 보상위원회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높을수록 보상위원회에 회계 및 재무 전문가가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며, 여성 이사의 참여율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보상위원회의 구성 및 위원의 자격 요건을 다양한 변수(사외이사 비율, 최고경영자의 참여 여부, 회계 및 재무 전문가의 참여 여부, 여성 이사의 참여 여부)로 설정하고, 이를 보상위원회의 특성(독립성과 전문성)으로 분류한 후, 보상위원회의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높을수록 보상위원회의 효과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증가할수록 보상위원회 도입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보상위원회가 보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으로 구성됨으로써 그 효과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선행 연구와 차별화된 학문적 및 실무적 공헌점을 가진다. 첫째, 본 연구에서 제시한 보상위원회의 구성 및 위원의 자격 요건에 대한 분류와 측정 방법은 보상위원회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후속 실증 연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의 실증 결과는 기업이 보상위원회 위원을 선임하고 보상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실무적 지침을 개발하는 데 유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시한 보상위원회의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는 기업 간 보상위원회 구성의 적절성을 비교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의 검증 결과는 향후 보상위원회 관련 규정 제정 및 정책 수립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를 제공한다. 미국의 경우, 보상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금융회사를 제외하면 보상위원회 설치가 강제되지 않으며, 사외이사 전원으로 보상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의무도 없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보상위원회의 외형적 독립성(사외이사 비율)뿐만 아니라 실질적 독립성(최고경영자의 보상위원회 참여 제한)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보상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내 회계 및 재무 전문가, 여성 사외이사를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본 논문은 계명대학교 윤종철 교수 및 본교 경영전문대학원 DBA 과정 하미란 학생과 공저하였으며, 한국회계학회가 발간하는 회계학연구(SCOPUS indexed)에 게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