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모바일메뉴열기
 
 

ESB Research

ESB Research 2025년 8월호

  • 작성자 : 경영대학 관리자


사람, 인간의 얼굴, 의류, 실내이(가) 표시된 사진

AI 생성 콘텐츠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SB Research 8월호 ‘이달의 논문’ 기고문 


Yoon, Jeongkoo; Jeong, Yejee; Kim, Moonjoo. (2023). Shared Leadership, Dynamic Capability, and Effectiveness in Teams: The Case of Korean Firms. Journal of Leadership Studies, 16(4), 4–21. 

“수평화 되는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과 조직 혁신에 필요한 루틴: 공유리더십과 동적역량”


윤정구 교수(인사조직전략)


윤정구 교수와 정예지 교수(유한대학교), 김문주 교수(이대 겸임교수)는 오늘날 조직이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대응할 뿐 아니라 혁신을 지속해야 하는 문제를 리더십과 경영 루틴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대한민국 기업의 조직 구조도 수직적 계층구조에서 수평적 팀(team-based, horizontal) 구조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위계 중심의 명령–통제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구성원 간 협업, 자율성, 참여 중심의 수평적 운영 체계가 성과 창출의 핵심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전환은 자연스럽게 리더십의 개념과 실행 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수평적 조직에서는 한 명의 리더가 모든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방식보다는, 구성원 간 리더십이 공유(shared)되고 분산(distributed)되는 형태가 더 적합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공유 리더십(shared leadership)이다. 공유 리더십은 특정한 한 명의 리더가 아닌, 팀 구성원 각각이 상황에 따라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며, 책임과 영향력을 함께 나누는 수평적 리더십 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역할 분담을 넘어 심리적 주인의식, 책임감, 자율성을 기반으로 팀 전원이 ‘함께 이끄는’ 문화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반면, 기존의 수직적 리더십 구조를 대표하는 개념은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다. 이는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에게 영감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사고와 도전을 유도하고, 개별적인 배려를 통해 정서적 동기를 부여하는 리더십 유형이다. 특히 ‘이상적 영향력, 지적 자극, 영감적 동기부여, 개별적 배려’라는 네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리더가 팀을 변화와 혁신으로 이끄는 것이 핵심이다. 본 연구에서 수직적 리더십은 리더에 의해서 발휘되는 변혁적 리더십을 의미하고, 수평적 리더십은 똑같은 변혁적 리더십이 구성원에 의해서 발휘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두 가지 리더십 형태가 오늘날 조직의 또 다른 핵심 요인인 동적 역량(dynamic capability)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동적 역량이란 조직이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exploitation)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자원이나 방식, 역량을 탐색(exploration)해 변화에 적응하고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두 요소는 서로 반대되는 방향성을 갖지만, 오늘날 조직은 이 둘을 동시에 수행하는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실제로 구글(Google)은 안정적 광고 수익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인공지능·클라우드·양자 컴퓨팅 등 새로운 영역으로의 탐색을 과감히 추진해왔다. P&G(Procter & Gamble)는 기존 제품의 품질 개선과 공급망 최적화와 같은 ‘활용 루틴’을 강화하면서도,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탐색 루틴’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양손잡이 루틴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한국의 4개 산업(석유, 건설, 금융, 제조)의 대기업 71개 팀, 총 324명을 대상으로 실증 조사를 실시하여, 수직적 변혁 리더십과 수평적 공유 리더십이 팀의 동적 역량을 매개로 궁극적으로 성과 및 창의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수직적 리더십은 기존 자원의 활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지만, 새로운 자원의 탐색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반면, 공유 리더십은 탐색과 활용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탐색에 있어 그 영향력이 더 강력했다. 이는 자원 활용 중심의 ‘관리’ 기능은 수직적 리더십으로도 가능하지만, 불확실한 환경에서의 창의적 대응과 혁신적 문제 해결은 구성원의 자율성과 책임감, 즉 공유된 리더십을 통해 가능함을 보여준다. 또한 리더십이 팀 성과와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지 않으며, 반드시 동적 역량이라는 매개 과정을 거쳐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한국 사회의 문화적 맥락에서 공유 리더십의 효과가 더욱 강하게 작동해 발현되었다고 추론했다. 한국은 집단주의와 상호 책임 의식이 강한 사회로, 구성원 간의 신뢰와 배려가 리더십 분산의 기반이 되기에 적합하다. 연구 결과에서도 공유 리더십은 한국 조직 내에서 동적 역량과 성과를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글로벌 트렌드를 넘어서, 한국 조직이 가진 문화적 자산과 연결된 전략적 리더십 전환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우리는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 첫째, 대한민국의 수평화된 조직에서 리더십의 기능은 ‘통제’가 아니라 ‘분산’과 ‘촉진’이어야 한다. 전통적 수직적 리더십이 더 이상 모든 상황에서 효과적이지 않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수직적 리더십은 자원 활용(즉, 효율성 추구와 운영의 안정성)에 효과를 발휘하지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탐색 활동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공유 리더십은 팀원 개개인이 리더십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면서 팀 전체의 주도성과 책임감을 제고시킨다. 이에 따라 리더는 더 이상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팀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분산하고, 관계를 조정하며, 실행 환경을 설계하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리더십의 중심이 ‘통제’에서 ‘분산된 영향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양손잡이 루틴은 수평화되는 환경에서 조직 생존을 위한 전략적 필수 조건이다. 현대 조직이 마주한 환경은 ‘이전과 동일하게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고도화된 경쟁, 기술 혁신, 불확실성 증가는 조직에게 ‘동시에 두 가지를 요구’한다. 기존 자원의 활용(exploitation)과 새로운 기회의 탐색(exploration)이 같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 둘은 상충되는 가치처럼 보이지만,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은 이 두 가지를 통합하는 ‘양손잡이 전략(ambidextrous routine)’에 달려 있다. 본 연구는 공유 리더십이 이러한 양손잡이 전략을 실현하는 데 특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수직적 리더십이 주도하는 조직은 보통 ‘활용’에만 치우치고, 혁신을 위한 탐색은 조직 내 저항과 동기 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한다. 반면, 공유 리더십은 구성원 각자가 문제를 주도적으로 정의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며, 팀 단위의 탐색–활용 균형을 구현한다. 조직은 이제 양손잡이 역량을 팀 레벨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설계해야 한다.


셋째, 성과는 리더십의 존재 여부보다 동적 역량을 구축하는 ‘매개 과정’에 달려 있다. 조직에서 리더십 개발은 여전히 특정 인물의 자질이나 영향력 강화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리더십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성과나 창의성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리더십이 ‘어떻게’ 팀의 자원 운용과 역량 개발을 매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동적 역량이라는 중간 메커니즘을 활성화하지 못하는 리더십은 아무리 카리스마적이고 유능하더라도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리더십 개발의 초점을 ‘리더 개인의 특성’이 아닌 ‘조직 내 상호작용 구조’와 ‘팀 차원의 학습 역량’으로 이동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리더십 교육은 이제 리더가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리더십이 유기적으로 조직 루틴 속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조직은 단순히 ‘글로벌 리더십 모델’을 수입해 적용하기보다는, 문화적 특성과 조직 행동 양식을 반영한 공유 리더십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조직의 전략적 민첩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구성원들의 심리적 몰입과 조직 정체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함께 가져올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단순한 리더십의 전환을 넘어, 조직 전략과 운영 방식, 문화 설계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공유 리더십은 수평적 조직에서 기능하는 하나의 기법이 아니라, 오늘날의 복잡하고 모순된 경영 환경을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략적 운영 시스템이다. 이제 조직은 리더 한 사람의 능력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두가 책임지고, 함께 이끌며, 동적 역량을 기반으로 탐색과 활용을 균형 있게 수행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조직만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