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B Research 2025년 11월호

ESB Research 11월호 ‘이달의 논문’ 기고문
Chen, X., Choi, P.M.S., Kim, S.-J., Lee, J., Kim, S.-H., 2025. Do influencers pay? Evidence from the Internet celebrity economy in China. Quarterly Review of Economics and Finance 103, 102030.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062976925000717
최문섭 교수 (재무 전공)
본 연구는 중국에서 지난 10년간 급성장한 ‘왕홍(網紅, Wanghong,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인터넷 유명인사·셀럽)’ 경제가 중국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왕홍 경제는 소셜미디어 기반의 온라인 트래픽을 활용해 소비자 구매력을 자극하는 영업 모형으로서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 소셜 마케팅, 숏폼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왕홍 활동이 기업의 매출 증대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으며, 관련 기업들은 ‘왕홍 콘셉트주’로 불리며 단기 급등을 경험했습니다.
기존 연구는 주로 소비자 행동과 브랜드 충성도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본 연구는 기업의 왕홍 기반 영업 전략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단기 및 장기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토하고, 투자자 심리와 기업 펀더멘털 간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왕홍 경제가 단순한 마케팅 트렌드를 넘어 자본시장에도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연구는 사건연구(event study) 방법론을 활용해 단기 누적초과수익률(CAR)과 장기 보유초과수익률(BHAR)을 측정했습니다. 분석 기간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이며, 왕홍 경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초기 시점부터 최근까지의 데이터를 포괄합니다. 특히 2019년 말부터 2020년 중반까지의 ‘언론 과열(media hype)’ 기간을 별도로 검토하여, 정보 확산과 투자자 관심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시장 반응을 비교하였습니다. 투자자 관심도는 바이두 검색량을 기반으로 측정했고, 기업의 재무지표(ROA, 매출 성장률, 마케팅 비용 증가율 등)와 통제변수를 포함한 회귀분석을 통해 단기 및 장기 성과의 결정 요인을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산업별·시기별 고정효과를 적용해 외부 요인의 영향을 통제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설계는 왕홍 활동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체계적 현상임을 검증하는 데 유효하다고 판단됩니다.
실증 분석 결과, 단기적으로 왕홍 관련 뉴스는 기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통계적으로 유의한 초과수익률을 발생시켜 단기적 호재임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언론 과열 기간에는 정보 확산 효과가 증폭되면서 시장 반응 강도 역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투자자 관심과 미디어 노출이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는 ‘정보 확산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상승은 주로 투자자 감정(investor sentiment) 에 기인하며, 실질적인 매출 성장이나 수익성 개선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초기 급등 효과가 점차 소멸되며, 약 6개월 이후에는 누적수익률이 음(-)의 값으로 반전되는 역전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시장이 초기 과잉반응을 조정하고 주가가 적정 가치로 회귀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장기 누적수익률은 기업의 영업성과(ROA 등)와도 매우 미약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왕홍 경제는 단기적 주가 부양에는 효과적이나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기업은 왕홍 마케팅을 단기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 효과를 장기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과 운영 효율성 강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매출 증가나 마케팅 비용 확대만으로는 장기적 주가 상승을 담보하기 어렵고, 투자자들 역시 왕홍 관련 주가 상승이 기업의 본질적 가치 개선이 아니라 시장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 이익과 장기 리스크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분별력이 요구됩니다. 감독 당국 또한 기업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인한 단기 과열과 시장 변동성을 모니터링하고, 투자자 보호 정책 마련에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연구는 기업·투자자·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인플루언서 경제의 양면성을 환기시키며, 단기적 기회와 장기적 위험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전략적 시각의 필요성을 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제가 주심으로 지도했던 본교 일반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졸업생(현재 한양대학교 재학) Chen Xiaohui 재무 박사과정생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출발하였으며, 본교 학부 졸업생이자 성균관대학교 재학 중인 김승희 재무 박사과정생의 연구 조력, 그리고 동료 연구자인 김상준 교수님과 이장욱 교수님의 전문적 통찰을 더해 완성되었습니다. 이러한 공동 연구는 SSCI 등재지 Quarterly Review of Economics and Finance에 2025년 게재되었으며, 유종의 미를 거둔 석사학위 논문의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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